[일본 생활] 외국에서 산다는 것..


Other/Japan life  2019. 5. 29. 21:51

안녕하세요. 명월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한 10년정도 생활을 했습니다. 참 외국에서 산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헬 조선이다 한국을 탈출해야 한다는 글들이 많은데 아무리 힘들어도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사는게 행복한 일입니다.


먼저, 외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사람들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20대 중후반부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을 터 놓고 지내는 친구가 많지 않습니다. 거의 만난 사람들이라고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인데 이런 관계는 뭐랄까 아주 깊숙한 고민까지 터 놓기는 아무래도 힘듭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살던 곳이라고 하면 힘든일이 있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동네 친구 불러서 술마시고 털어버리면 되는데 이게 여기서는 쉽지가 않네요. 그리고 친구들이 아무래도 일본인이 많다 보니 문화적 차이 등으로 공감이 잘 되지도 않아요.

그러다 보니 외국 생활하면 참 외롭다고 많이 느낍니다. 아무래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다보면 여러 불미스런 사고도 많이 일어납니다. (저야 이제 나이가 있으니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유학도 그렇지만 한번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기가 힘들어요. 일본에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한다는 건 이제 꿈도 꿀 수가 없네요. 업무적 문화 차이도 있지만 여러 사회적 인간 관계 등을 생각하면 말이죠.


또, 일본은 그나마 가깝고 멀리있는 외국이지만 가족, 친지, 어렸을 때 친구들과도 연락이 쉽지 않으니 점점 멀어지는 건 당연하고 휴일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추석이나 설같은 명절날에도 전화 한 통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다 보니 가족끼리도 서먹서먹해 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게 종합적으로 나오면 향수병이라 해서 참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엄청 외로움에 사무칩니다. 특히 그나마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하나 둘씩 사정에 의해 한국에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으면 정말 힘들어 집니다.


외국 생활이라는 게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일본에도 신오오쿠보라는 한인 타운이 있는 데 여기서 놀다 보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국 사람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쉽게 친해 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 있으면 같은 업종이 아니거나 신분 차이가 조금 있으면 친해지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이런거 없이 아무리 부자라고 해서, 유학생이라 해서 등등의 가릴 것없이 한국 사람! 하나로 친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에게 막 말걸고 그러진 않습니다. ㅎㅎ

또 반대로 한국에 관심있는 일본인들도 한국 사람이네요 하고 쉽게 말걸고 친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 관계는 이렇고 생활 면은 아무래도 불편한게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물론 병원이나 경찰서를 가면 되지만 모국어가 아닌 이상 100% 의사 전달이 된다고 할 수는 없죠. 그리고 사회 이슈나 정보, 즉 구에서 무슨 행사나 나라에서 하는 세금 감면 혜택등의 정보를 얻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하물면 도서관에 가서 시간 때우기나 할 겸 소설 책 보려고 해도 죄다 일본어이다 보니 시간을 때울 수가 없죠... 일본어 공부라고 할까..

집에서 티비를 봐도 그렇습니다. 아무래 재미있는 예능이라도 공감이 100% 되질 않아요.. 말장난 개그가 많은 데 공감이 안 되는게 많죠.. 한국으로 치면 급식체라고 인정각 이러면 웃기는 포인트를 알아서 재미 있지만 외국사람이 들으면 그게 왜 웃길까 하는 말과 같죠.


그리고 외국인이라는 자격지심(?)이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등은 조금 꺼려지게 됩니다.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 신분 확인(?) 예를 들면 음주 운전 검사라던가 등이 있을 때는 신분증을 제시하는 데 외국인이다 보니 아무래도 꼬치꼬치 캐 묻는게 많습니다. 정말 성가십니다.


행정적인 절차만 해도 일본인은 쉽게 하는 부분을 아무래도 저는 두세번 걸쳐서 확인 받으며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처음에 일본어를 못하면 통장만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신용카드 만드는 것도 그렇고..아무래도 어쩔 수 없죠...


다른 나라의 생활은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쩌다 보니 푸념만 늘어놓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외국 생활은 어떨까 하고 궁금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